위대한 미국 소설
필립 로스 | 문학동네
7,700원 | 20201016 | 9788954675055
"미국이 자네에게 뭔가?
그건 사람들을 뼈빠지게 일하도록 하고
규칙을 지키게 하는 단어야
미국은 민중의 아편이라네."
”
“필립 로스의 야구는 위대한 문학이다. 치명적인 허구다. 살아남은 진실이다.”
서효인(시인)
미국의 국민 스포츠, 야구의 ‘가짜’ 역사를 통해
그려보는 ‘진짜’ 미국의 역사와 그 이면
거짓말이 진실을 대신하고 신화가 현실을 대신하는
세상에 대한 필립 로스식 짜릿한 우화
말하자면 야구는 위대한 문학보다는 위대한 기록에 가깝다. 야구 경기의 모든 플레이는 수치화된다. 수치는 곧 기록이다. 승리, 패배, 타율, 타점, OPS, BABIP, WHIP, WAR…… 이외 숱한 전문적인 용어가 야구의 기록을 위해 복무한다. 필립 로스에 의해 재건된 기억의 리그는 기록이 아닌 문학으로서 존재한다. 비극과 희극, 조롱과 풍자, 우화와 익살, 광기와 증오, 수치와 신념…… 그가 야구에 새로 남긴 기록이다. 그 기록으로써 야구는 문학이 된다. 필립 로스의 야구는 위대한 문학이다. 치명적인 허구다. 살아남은 진실이다. 오늘 저녁 당신이 텔레비전으로 본 프로야구는 그렇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필립 로스의 야구는, 확실히, 그러하다. _서효인(시인)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필립 로스의 장편소설 『위대한 미국 소설』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야구의 열성 팬으로 알려진 로스가 쓴 유일한 야구 소설이다. 로스 특유의 유머와 재치로 그려지는 메이저리그의 간략한 역사와 커다란 은유처럼 등장하는 야구계 일화들이 실소와 감탄을 자아낸다. 로스는 감히, 그리고 자신 있게 말한다. 야구 이야기로 ‘위대한 미국 소설(‘Great American Novel’. 미국의 본질 혹은 정수를 체화했다고 여겨지는 전범과 같은 소설을 일컫는 용어로, 1868년 윌리엄 디포리스트의 에세이에 처음 등장했으며, 1880년 헨리 제임스가 GAN으로 축약해 사용한 바 있다.)’을 쓰겠다고. 너새니얼 호손의 『주홍 글자』, 허먼 멜빌의 『모비 딕』,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뒤를 잇는, 아니 그것들을 가뿐히 뛰어넘는 작품을 쓰겠다고 말이다.
필립 로스에게 야구란 그저 하나의 스포츠가 아니었다. 그에게 야구는 ‘미국적 삶’의 에너지가 상영되는 극장이자 국가적 이상의 체현이었다. 〈타임〉에 발표한 에세이에서 로스는 이렇게 썼다. “나는 야구의 부드럽고 인간적인 면모들, 열정적이고 아름다운 그것의 정신을 통해 애국주의를 이해하고 경험하게 되었다. 야구는 애국주의의 슬로건 그 자체다. 야구는 모든 계급과 지역에 영향을 미치며 공통적인 관심사와 충성심, 의례, 열정, 적대감으로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일종의 세속 교회다.” 로스의 이러한 야구관이 고스란히 녹아든 작품이 바로 『위대한 미국 소설』이다.